현미경으로도 안보이는 바이러스를 어떻게 발견했을까
바이러스는 세포보다도 훨씬 더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현미경이 나와도 인간의 눈으로는 바이러스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은 1892년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 방법을 꼭 기억하셔서 노벨상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최초발견자는 러시아의 D.I.Ivanovski였습니다. 지금 나보고 하라 그래도 못할 것 같은데 1800년대에 도대체 바이러스를 어떻게 알아냈을까요.
그때 당시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바이러스가 천연두였습니다. 당시 세균의 존재를 알았던 사람들은 세균을 물리적으로 걸러내는 아주 촘촘한 필터를 발명한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세균일 거라 생각한 천연두를 해결하기 위해 필터로 아무리 걸러내도 걸러진 것에는 천연두, 세균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리무중이었던 겁니다.
이때 걸러지고 난 물에 주목한 사람이 D.I.Ivanovski였습니다. 그 여과액을 사용하니 천연두가 발병하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세균보다도 더 작은 병원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것을 '여과성 병원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바이러스 연구의 시작입니다.
바이러스 연구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바이러스의 작용기전을 밝혀내기 위해 역사적으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러려면 바이러스를 어딘가에 계속 감염시켜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험하고 관찰하는 것이 바이러스 연구실의 기본 일과입니다.
그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조사한 걸까요? 아니면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일부러 사람을 숙주로 감염시키는 위험한 일을 자행했을까요? 다행히 그렇지 않습니다.
바이러스는 오직 살아서 생명 활동을 하는 생명체만을 숙주로 삼아 번식해 나갑니다.
생명체에는 인간도 있지만 세균, 동물, 식물, 사람 모두가 생명체에 포함됩니다. 그래서 바이러스 연구실에서는 세균이나 동물, 식물세포의 일부를 채취하여 연구를 수행합니다.
여러분이 연구자라고 생각해보세요. 일단 바이러스도 바이러스지만 살아있는 세포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코로나19 검사를 하면 입안에 면봉을 넣어 살짝 긁어내어 검사하는 것 아시지요. 이렇게 간편한 방법으로도 매우 많은 수의 다양한 세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이 세포는 다른 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잘 보존한 후에 오밀조밀 자기들끼리 완전히 붙어있는 세포들을 서로 분리하는 효소를 처리합니다.
여러 가지 세포들이 다 섞여 있으면 실험 결과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딱 하나의 세포에 실험하기 위함입니다.
그럼 세포들이 낱낱이 떨어져 물속에 확 퍼지면서 뿌연 세포 현탁액이 완성되는데요, 이 현탁액이 유리로 된 둥근 접시나 세포배양액이 깔린 둥근 접시에 아주 얇게 펴 발라 줍니다. 이를 도말한다고 합니다.
이제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 그릇을 넣어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가 엄청나게 증식해 눈에 보일 정도의 작은 점으로 크게 됩니다. 이렇게 세포의 군락을 colony(콜로니)라고 부릅니다. 한 그릇에 colony가 10개가 생겼다면, 이 10개를 각각 10개의 그릇에 다시 배양시킵니다.
이렇게 무한대로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바이러스의 특성
바이러스는 아직도 살아있는 생명인가 아닌가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생명이라고 하기엔 세포 형태도 아니고 굉장히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러스는 단지 자가복제를 위한 유전정보(사람으로 따지면 DNA)와 유전정보를 담는 단백질 껍데기로만 구성되어있는 매우 단순한 구조입니다.
유전정보는 설계도면 같은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든다고 생각해보면 코는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키는 얼마나 크게 할지 등이 빼곡하게 기록된 단순한 기록 저장소입니다. 그럼 먼저 이 설계도면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필요한 재료를 가져다 날라야 하고, 그 재료들을 혼합해서 필요한 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설계 도면대로 기초부터 차곡차곡 만들어가야 하며, 이 일을 수행하는 일꾼들에게 줄 에너지도 필요합니다.
이런 모든 세포 복제 과정이 세포에서는 스스로 일어나지만, 바이러스는 단순히 설계도만 가지고 있는 껍데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절대 증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동물이나 사람의 몸에 기생하여 자가증식 필요한 인프라를 싹 뺏어가는 겁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바이러스는 적당한 숙주세포를 만나면 세포에 딱 붙어서 세포막을 슬금슬금 녹입니다. 세포막에 구멍이 뚫리면 그 사이로 자신의 설계도면 쑥 밀어 넣습니다. 그 이후는 숙주세포가 알아서 설계 도면대로 세포를 복제해 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이러스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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